무료강의로 사람 모은 뒤 고가 강의 파는 사람들 말하는 거죠. 이런 사람들은 꽤 비슷한 패턴이 있습니다. 물론 아래 특징이 있다고 전부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고요. 여러 개가 동시에 겹칠수록 경계해서 보라는 뜻이에요.
- 무료강의인데 이상하게 강의보다 본인 자랑이 더 깁니다.
“저도 원래 월급 200 받았습니다 → 지금은 월 몇천 법니다 → 차 바꿨습니다 → 집 샀습니다.”
정작 내가 궁금한 방법론은 20분인데 성공스토리가 1시간이에요. 요리학원 갔는데 레시피는 안 알려주고 셰프가 자기 통장잔고 보여주는 느낌이죠. - 계속 ‘당신도 할 수 있다’는 감정을 올립니다.
“학력 필요 없습니다.”
“나이 상관없습니다.”
“컴퓨터 못해도 됩니다.”
“하루 2시간이면 됩니다.”
여기까지 들으면 머릿속에서 벌써 퇴사하고 있어요. 그런데 돈 버는 건 보통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. 등산 시작도 안 했는데 정상에서 찍을 인스타 사진부터 보여주는 것과 비슷해요. - 무료강의에서 뭔가 많이 배운 것 같은데 집에 가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.
이게 진짜 절묘해요. 들을 때는 “와, 미쳤다” 하는데 다음 날 혼자 하려고 하면 막막합니다. 왜냐하면 개념은 알려줬는데 실행 디테일을 빼놨기 때문이에요. 자동차 운전 원리는 두 시간 설명해주고 운전대 잡는 건 유료반에서 하는 셈이죠. - 수강생 성공사례가 갑자기 쏟아집니다.
“40대 주부 월 1,200.”
“직장인 부업으로 월 700.”
“초보가 3개월 만에 매출 3천.”
그런데 자세히 보면 ‘매출’인지 ‘순이익’인지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. 매출 3천만원인데 광고비, 원가, 수수료가 2,900만원이면 통장에는 100만원 남는 거잖아요. 뷔페에서 음식 접시 무게까지 몸무게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. - 강의 중간부터 슬슬 ‘혼자 하면 어렵다’가 들어옵니다.
처음에는
“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.”
조금 뒤에는
“그런데 혼자 하면 시행착오가 너무 많습니다.”
그리고 마지막에는
“그래서 제가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.”
여기가 연결부예요. 무료강의의 목적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이었다면 끝나야 하는데 갑자기 내 문제 → 혼자 해결 어려움 → 강사의 상품으로 넘어갑니다. 치과 검진받으러 갔는데 갑자기 치아보험 영업이 시작되는 느낌이에요.
- 300만원을 비싸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먼저 숫자를 키워놓습니다.
“이걸로 월 1,000만원 벌 수 있는데 300만원이 비싼가요?”
이런 식이죠.
근데 이 질문 자체가 함정일 수 있어요. 실제 내가 월 1천만원을 벌 수 있다는 게 먼저 증명돼야 하거든요. 복권 1등이 20억이라고 해서 복권 한 장을 100만원에 사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.
- 가격 공개 직전에 혜택이 미친 듯이 붙습니다.
본강의 300만원.
전자책 49만원.
단톡방 99만원.
템플릿 50만원.
1:1 상담 100만원.
“총 598만원 상당인데 오늘 297만원입니다.”
이런 식입니다. 그런데 598만원이라는 가격은 판매자가 정한 가격일 수도 있잖아요. 내가 오늘 만든 김밥에 ‘정상가 8만원’ 붙이고 5천원에 팔면서 93% 할인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.
- 꼭 마지막에 시간이 사라집니다.
“오늘만.”
“지금 신청자만.”
“선착순 30명.”
“다음 기수는 가격 올라갑니다.”
물론 실제 코칭이라면 인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. 이건 사실이에요. 그런데 녹화강의인데 몇 달째 계속 선착순 마감 중이라면 좀 이상하죠. 365일 내내 ‘폐업정리’ 붙어 있는 가게 같은 겁니다.
- 반박할 시간을 미리 없애버립니다.
“비싸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성공할 준비가 안 된 겁니다.”
“투자를 두려워하면 평생 월급쟁이입니다.”
“결제 못 하는 사람은 실행도 못 합니다.”
이런 말을 저는 특히 조심해서 봐요.
왜냐하면 좋은 상품이면 소비자가 고민하는 걸 허용해야 합니다.
300만원을 결제하면서 고민하는 건 너무 정상적인 일이죠. 자동차 사면서 5분 고민했다고 “당신은 운전할 자격이 없습니다”라고 하면 이상하잖아요.
- 사업보다 강의 판매가 본업처럼 보입니다.
이건 꽤 중요한 체크포인트예요.
예를 들어 “온라인 쇼핑몰로 돈 버는 법”을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볼게요.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 사람이 온라인 쇼핑몰 운영하는 모습은 거의 없고 매일 강의 모집만 하고 있다?
그러면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합니다.
“이 사람은 쇼핑몰로 돈을 버는 사람인가, 쇼핑몰로 돈 버는 법을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인가?”
삽으로 금 캐는 법을 가르친다면서 실제 수입 대부분이 삽 판매에서 나온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잖아요.
제가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딱 하나입니다.
무료강의를 듣고도 내가 혼자 뭔가 해볼 수 있느냐.
좋은 무료강의는 유료강의를 안 사더라도 최소한 하나는 실행할 수 있게 해줘요.
반대로 이상한 무료강의는 듣는 동안에는 엄청 흥분되는데 강의가 끝나는 순간 남는 게 이것뿐입니다.
“나도 돈 벌 수 있을 것 같다.”
그런데
“그래서 내일 뭘 해야 하지?”
이건 모르겠어요.
그럼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구매욕을 교육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.
그리고 이런 강의에서 정말 강력한 기술이 하나 있어요.
사람에게 강의를 사고 싶게 만드는 게 아니라, 강의를 안 사면 손해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겁니다.
“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1년을 허비합니다.”
이 말을 들으면 갑자기 300만원을 쓰는 게 손실이 아니라 300만원을 안 쓰는 게 손실처럼 느껴져요.
이게 세일즈를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심리입니다.
그래서 저는 무료강의 보고 고가 강의가 사고 싶어졌다면 바로 결제하지 말고 딱 이것만 해보라고 합니다.
무료강의 끝나고 강사가 말한 방법으로 내가 일주일간 직접 해보세요.
해봤더니
“아, 여기서 정말 막히네. 이 사람의 피드백이 필요하겠다.”
그러면 유료강의를 검토할 이유가 있습니다.
그런데 아무것도 안 해봤는데
“왠지 저 강의 들으면 내 인생 바뀔 것 같아.”
이 상태에서 사는 건 위험합니다.
헬스장 등록한다고 몸이 바뀌는 게 아니고 운동을 해야 몸이 바뀌듯이, 강의를 결제했다고 사업능력이 생기는 건 아니니까요.
한 줄로 요약하면 이겁니다.
무료강의의 진짜 목적이 ‘당신을 가르치는 것’인지, ‘당신을 흥분시킨 다음 결제시키는 것’인지 구별해야 합니다.
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구조를 한 번 이해하고 나면 무료강의 보는 재미가 생겨요.
“자, 성공스토리 나왔고.”
“수강생 인증 나왔고.”
“혼자 하면 어렵다고 나왔고.”
“오, 보너스 붙는다.”
“이제 선착순 나오겠는데?”
5분 뒤: ‘오늘 자정까지만 받겠습니다.’
“거봐.”
이렇게 됩니다. 😄